치매/치매 환자 이야기

치매에 관한 기록-식사방법, 음식

암과 질병의 자연치유 2023. 4. 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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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웬디 미첼, 아나 와튼

 

웬디 미첼은 20년 동안 영국국민의료보험에서 비임상팀

팀장으로 일하던 중 2014758세에 조기 발병

치매를 진단받았다

사회나 병원 모두 치매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아 치매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진단

이후에도 삶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일은 헌신적으로

하고 있다

 

< 식사 방법 >

 

치매는 우리가 예전에 식사하며 느꼈던 즐거움을 서서

히 좀먹으면서 우리와 음식의 관계를 변화시킨다

 

언제부터 식사하면서 사교를 나누는 것이 어려워졌는지

식탁에서 나누는 대화를 이해하지 못 해 혼란스러워

졌는지 정확하게 꼽기가 어렵다

 

또 접시위에서 포크와 나이프가 부딪쳐서 나는 금속

소리가 너무 시끄러워서 마음이 불안하고 불안정해진

때가 언제인지도 말하기 힘들다

 

식사는 단순히 맛과 냄새뿐만 아니라 촉각과 청각, 시각

면에서도 아주 감각적인 경험이다

 

치매 환자에게 하얀 접시에 색이 흐릿한 감자나 생선

조각을 담아 주면, 환자는 접시에 음식이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할지도 모른다

 

치매환자는 예전처럼 음식을 갈망하지도 않는다

음식과 접시의 색깔 대조가 뚜렷해야 접시에 음식이

있는지 없는지 구별할 수 있다

 

직장에서 이 증상이 치매하는 것을 알게 된 후, 나는

내 병을 숨기기 위해 선명한 노란색 접시를 구입했다

 

포크와 나이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음식이 접시

여기저기로 밀렸고 결국 접시 밖으로 떨어졌다

 

우리는 뇌 안에 복잡한 질병이 생기고 나서 비로소 일상

의 잡다한 일들이 실제로 얼마나 복잡한 것인지 알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단순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주 복잡한 과정이다

 

예를 들어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려면 한 손은 포크로

음식을 붙들고 다른 손은 나이프로 그것을 썰어야 한다

 

나는 진단을 받은 후 늘 하던 방식대로 식사해보려고

했지만 갑자기 음식이 내게서 달아났다

 

마치 내 양손이 더 이상 협력하지 않는 것 같았다

포크로 소시지를 찍으려고 했는데, 소시지가 통째로 접시

가장자리로 밀려가서 어쩔 수 없이 조금씩 뜯어먹어야

했다

 

고기를 자르는 일은 어렵고 힘들었다. 수치심을 느끼며

식사해야 했기 때문에 나 자신이 멍청이 같았다

 

그러나 나는 뇌에 여러 능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질병이

있다는 것이 왜 부끄러운 일이냐고 스스로 다짐했다

 

고기는 여전히 삼키기 힘든 음식이었다

고기는 자르는 것뿐만 아니라 씹기도 했야 했다

고기를 먹을 때 얼마나 오래 씹었는지 또는 얼마나 더

씹어야 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 결과 충분히 씹지 않은 상태에서 삼키려고 하다가

고기가 목에 걸려 캑캑대는 일이 자주 일어났다

 

그냥 먹는 일에만 집중하기도 힘든데 자르고 씹는

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고기는 포기

해야 했고, 대신 생선을 먹었다

 

뜨거운 음식 역시 곤란하다. 최근에 치과의사가 내입

안에 화상 자국이 많다는 소견을 말했다

 

뜨거운 감자를 입에 넣어 화상을 입고도 다음 한 입을

먹을 때에는 그 사실을 잊고 또 넣었기 때문이다

 

내가 음식에 대해 무심해진 원인이 신경학적인 것인지

아니면 그저 치매 때문에 식사할 때 힘들어서인지 파악

하기 어려웠다

 

뇌 안의 어떤 회로가 사러져서 더 이상 배고픔을 느끼지

않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사실 배가 고프든 부르든, 내가 지금 식사하는 것은

먹어야하기 때문이다

 

연료를 얻기 위해서 말이다. 치매는 우리가 먹는 방법은

물론 먹는 음식까지 변화시킨다

 

< 음식 >

 

나는 모든 음식에 버섯을 곁들이는 것을 좋아했다

지금도 버섯을 자를 때 소소한 즐거움과 버섯 모양으로

잘린 작은 것들을 좋아했고, 버터를 발라 요리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먹어도 식감이나 맛에서 즐거움

을 얻지 못한다. 아무 맛이 없다. 판지를 씹는 편이

더 나을 것도 같다

내가 모든 음식에 곁들이는 또 다른 식품은 고추다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이렇게 좋아하는 식품들을 먹지

못하게 되었지만, 이제는 버섯과 고추 맛이 생각나지

않는다

 

치매 진단을 받은 후, 좋아하는 식품들을 먹지 못하게

되었지만, 단 하나만은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는데

바로 차였다

 

차는 나에게 음료 이상이다

언제나 따뜻한 포옹 같은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이제는 찻잔을 다루기가 어려워졌다

손잡이가 작아서 잡기 힘들었고 받침 점시에 놓인

잔은 특히 주의해야 했다

그래서 찻잔을 머그잔으로 바꾸었다

 

양손으로 머그잔을 감싸고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는

의식을 치르면서 그 맛을 음미하는 시간이 좋았다

 

치매 진단을 받고 나면 저녁 시간이 쓸쓸해질 수 있다

하지만 차 한 잔을 벗 삼아 들고 있을 때는 한 번도

쓸쓸했던 적이 없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차에 대한 기억이 오래 지속되는

것은 기쁠 때나 우울할 때 친구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마셨던 차에 감정이 깃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무언가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차 맛이 묘하게 달랐다. 매일 다른 맛이 났다는 뜻이다

 

치매는 내게서 그렇게 많은 것을 앗아가 놓고 이제는

아주 단순한 즐거움마저 빼앗아갔다

 

나는 홀로 뜨거운 레몬차를 들고 앉아 거기에서 우정을

느껴보려 했지만 예전 같지 않았다

 

이 복잡한 뇌 질환은 먹고 마시는 인지 기능뿐만 아니라

감각 경험과 운동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나는 치매 진단을 받은 친구들에게 식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물어보았다

 

예전에는 남편이 요리를 못해서 내가 했지만, 이제 우리

는 데우기만 하면 되는 간편식을 주로 먹어, 식사량은

예전보다 줄었어, 나는 나이프와 포크를 찾지 못하겠어

남편 말로는 40년째 같은 서랍에 있다고 하는데

난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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