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가 알츠하이머병이라니 !

천재의 식단-맥스 루가비어

 

우리 엄마가 알츠하이머병이라니 !

 

부모님은 내가 18살이 되었을 때 이혼하셨기 때문에

우리형제들이 부모님과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건 매우

드문 일 이었다

 

어느 날 아침 어머니는 식탁 옆에 서서 가족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잠시 머뭇머뭇하더니

‘최근 기억력이 나빠졌고.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갔었다’

고 말했다

 

아버지가 못 믿겠다는 표정과 장난스런 말투로 물었다

“그래, 그럼 대답해봐, 올해가 몇 년도지?”

엄마는 멍하니 우리를 쳐다봤고, 한동안 그 상태로 계속

서 있었다

 

불편한 침묵의 순간을 깨기 위해 내가 웃으며 거들었다

“설마요, 올해가 몇 년도인지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요?”

 

놀랍게도 엄마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가 바로 모든 것이 뒤바뀌는 순간 이었다

그 기억은 내 뇌리에 깊이 새겨졌다

 

엄마는 연약해질 대로 연약해진 상태에서 자신에게

문제가 생겼음을 인식하고, 좌절과 두려움 속에 용기를

내서 자기 내부의 고통을 밖으로 알리려 했지만

우리가 완전히 무시했던 것이다

 

그날은 사랑하는 사람이 병들면 그 어떤 것도 의미가

없어진다는, 내가 삶에서 가장 힘든 교훈을 배웠던

순간 이었다

 

그때 이후 나는 병원을 찾아다니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하며 정신없이 지냈다

클리브랜드 병원에서 잠정적인 진단을 받았다

알츠하이머병? 알츠하이머병이란 말을 꺼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불안감이 엄습했다

신경과 의사가 왜 그런 말을 안 해줬을까?

 

머릿속을 맴도는 목소리를 제외하고 온 세상이 한동안

그대로 멈춰버린 듯했다

 

‘우리 엄마가 알츠하이머병이라고? 그건 나이 든

사람들만 걸리는 병 아니야?’

‘갑자기 어떻게 그런 병에 걸릴 수가 있어?’

‘앞으로 정말 어떻게 해야 되는 거야?’

 

엄마는 파킨슨병 약과 알츠하이머병 약을 함께

처방받았다

그 약에 관한 정보를 읽다 보니 반복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있었다

 

‘병을 치료하는 효력은 없음’

‘제한적인 효과’

‘대중요법에 불과함’

 

마치 의사들조차 손을 놓은 듯한 분위기였다

(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지만, 실제로 의대생들 사이

에선 ‘신경과 의사는 병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그저 감탄

하며 바라본다’ 라는 씁씁한 농담이 회자된다고 한다)

 

나는 컴퓨터에 앉아 두 가지 병에 관한 내용을 있는대로

찾아서 미친 듯이 읽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다

 

관련 지식은 없는 데다 무력감까지 드는 이런 기분은

경험해본 적 없었으니까, 눈앞이 깜깜해지면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나는 캘리포니아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엄마가 계신

뉴욕으로 이사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

이라고 판단했다

 

거주지를 옮기고 이듬해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에

관한 자료를 모조리 찾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 의사도 잘 모르는 몸의 비밀들 >

 

그러던 중 상황을 뒤바꿀 통찰의 순간이 찾아왔다.

나는 기자 명함을 들고 전 세계의 명망 있는 학자와

연구원들에게 연락을 해나갔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하버드, 브라운, 코넬을 비롯한

유수의 대학교의 의사들을 인터뷰했다

 

논문 수백, 아니 수천 편을 탐독하고 의사들과 상담했다

 

내 탐구 조사의 바탕이 된 질문은 이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신체와 두뇌의 기능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치매를 비롯한 퇴행성 신경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은 통계적으로 네 명 중 한 명꼴인데, 놀랍게도

그런 이들이 내가 새롭게 배운 방법을 따를 경우 보통

사람들보다 큰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활력을 되찾고, 숙면을 취할 수 있으며, 브레인 포그

(머리가 혼란스럽고 안개같이 흐려서 명확히 생각하거나

표현하지 못하는 상태) 현상도 완화될 수 있다

 

나는 균형 있는 영양소 섭취와 올바른 생활습관에 관한

세밀하고 복잡한 정보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주로

힘쓰고 있지만, 이 주제에 관한 지식을 제대로 갖춘

의사들이 놀라울 정도로 드물다는 것을 알게 된 뒤로는

 

의사들에게 직접 알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 설명할 내용은 내 엄마에게 일어난 일을

이해하고, 사람들이 이런 일을 겪지 않도록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기울인 끝없는 노력의 결과다

 

그 방법은 누구나 지금 이 순간부터 적용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뇌의 기능을 한층 효율적으로 만들어

인지력 감퇴를 예방하고, 선천적인 한계를 뛰어넘는

수준으로까지 발달시킬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

 

이 책은 뇌 기능을 최상으로 유지하고 치매 위험 감소

라는 반가운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한다

 

여기서 제시하는 모든 지침은 최신의 과학적 연구 결과

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천재의 식단)은 뇌 건강 및 기능과 관련된 사실을 밝히

고, 현대 인류 공동의 문제에 맞서기 위한 새로운 통합적

원칙을 제시하기 위한 책이다

 

우리는 가장 먼저 현대 사회의 피해자가 된 음식들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최상의 두뇌를 만들 수 있는 원자재

임에도 이 음식들은 오늘날 값싼 합판에 비유할 수 있는

형편없는 식품들로 대체되었다

 

의학 지식이 거의 없는 백지 상태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나는 고정관념 없이, 정해진 경로 없이 그저 증거가

이끄는 대로 탐색해나갔다

 

인지 방면에서는 노화를 실질적으로 늦추는 데도

‘어떤 음식을 먹는가’ 못지않게

‘무엇을 잘 안 먹는가’도 영향을 끼치며

 

덧붙여 음식을 ‘언제’ ‘어떻게’ 먹는가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뇌의 생물학적 나이를 10년 이상 낮춘다고 알려진

음식에 관한 정보도 이 책에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