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파워-김동현
과거의 나는 동물성 식품을 추종했다
내가 어쩌다가 동물성 식품을 맹신하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이제는 동물성 식품이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것도 알았고, 나아가 동물성 식품이 우리 몸에 맞지
않는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고기나 유제품이 왜 이렇게까지
몸 안에서 문제를 일으켰는지 근본적인 이유가 궁금
해지기도 했다
여러 가지 가설이 있겠지만
나는 우리 인간 종이 애초부터 육식에 맞지 않게 창조된
건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결국 우리는 잡식동물이 아니라 초식동물이기 때문에
동물성 식품을 섭취했을 때 몸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아닐까?
인간이 잡식동물이나 초식동물이냐는 다른 차원의 주제
이지만, 밀턴 밀스만 봐도 인간은 초식동물에 더 가깝다
그는 다큐멘터리 [왓 더 헬스]에도 출연하고
미국인을 위한 식생활 지침을 바꾸기 위해 앞장섰다
나는 2015년까지 감자, 당근, 브로콜리, 양파, 애호박
등을 기름에 볶아서 계란, 오이, 토마토, 잎채소와 같이
먹는 식단을 유지했다
그때만 해도 우유도 마셨고, 생선도 가끔 먹었다
하지만 자연식물식에 대해 알아갈수록 동물성 식품을
아예 먹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마저도
끊게 됐다
계란과 생선과의 이별도 마찬가지로 수월했다
아무래도 어떤 음식을 식단에서 제외하려면 그 음식이
생각나지 않도록 다른 걸로 배를 채우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야채들을 기름에 볶는 방식을 그만둔 건 2017년 언젠가
우연히 찜기로 야채를 쪄서 먹어 보니 맛이 만족스러워
서였다
2017년부터 모든 동물성 식품을 제외하고 어쩌보면
나만의 저녁식단에 정착했다
아침에는 사과 2개, 견과류 1/2컵, 치아씨드를 불린
대체 우유에 그래놀라를 넣어서 먹고 그 후 저녁까지
공복 상태를 계속한다
그래서 인지 저녁은 내가 가장 기다리는 시간이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분명 이전과 달라진 부분들이 있다
우선 감기에 자 안걸린다
5년 가까이 감기에 걸리지 않은 셈이고 그마저도 나의
면역력 문제라기보다는 한여름 실내에서 냉방기로 인해
걸린 감기였던지라 냉방병을 조심하니 해결되었다
두 번째로는 생리통의 거의 사라졌다는 점이다
감기에 걸리지 않게 된 것이 그저 나의 면역력이 좋아
져서라면 생리통 완화는 나뿐만 아니라 자연식물식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세 번째 변화는 변비가 사라 졌다는 것이다
< 변화의 시작 >
자극적인 음식과 요리법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사람들이 흔히 ‘맛있다’고 느끼는 음식은 대개 맵고
짜거나 달다
이런 맛이 득세인 오늘날 심심한 자연식물식을 선택하기
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짜고 기름진 음식이 매일 쾌락중추를 자극하는 상태에
익숙해지면, 건강한 음식을 먹었을 때 ‘맛없다’고
느껴져서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동물성 식품은 중독성도 매우 강하다
실제로 치즈 같은 유제품에 함유된 카제인은 몸 안에서
마약성분과 비슷한 효과를 가진 카소모르핀을 생성하기
때문에, 한번 그 맛에 중독되면 끊기가 어렵다
단기전보다는 정기전에 더 최적화된 식단인 ‘자연식물식’을
하기 이전, 나는 단기적인 목표 중에서도 특히
‘체중 몇kg 감량하기’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식단을
시도했다
살이 생각보다 안 빠지면 식단 탓을 했고 왠지 모르는
열패감도 느꼈다. 그렇게 체중 감량에 실패하면 루저가
된 기분이 들었다
아무래도 이런 식의 목표는 성공 아니면 실패라는 두
가지 결론을 낼 수밖에 없으니, 성공하지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자연식물식은 목표를 설정하는 방향 자체가
다르다. ‘수치화된 결과’보다는 ‘건강한 사람’이 되어서
느끼는 만족감에 초점을 맞춘다
이는 어렵지 않다
그저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상태’를 즐기면 그만이다
체중감소는 부차적으로 따라온다
그러니까 이왕 자연식물식을 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장기전
을 염두에 두고 시작하면 좋겠다
6~8주 정도 식단에 적응하는 기간을 지나면 식재료에서
정말 새로운 맛이 느껴져 고기가 그립지 않게 된다
미각이 바뀌어 인공적인 맛이 아닌 과일 야채 본연의
맛에 만족할 수 있게 된다
음식 고유의 맛이 충분히 느껴지니 소금이나 설탕 같은
양념을 가미할 이유도 없다
‘매일 똑같은 것을 먹는데 지겹지 않냐’는 질문을 듣는다
재료 본연의 멋은 지겨운 때가 없다
단순하게 이 맛이 자연식물식이 제일 맛있어서 매일
같은 것을 먹고 있는 중이다
처음에는 ‘건강해지기 위해 맛이 없어도 참고 자연식물식
을 먹는다’로 시작했다고 해도 ‘자연식물식이 가장 맛있다’
단계로 넘어오면 이보다 더 좋은 식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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